[세계닷컴] 온갖 정보가 난무하는 인터넷은 종종 '인터넷 스타'를 만들어낸다. 자신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본인의 연기, 노래, 춤 등은 알게 모르게 수십 만, 수백 만의 네티즌들에게 알려지게 되며, 그 중 일부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영역을 확대하게 된다. 2007년 박화요비의 '그런 일은'을 불러 UCC스타로 '갑자기' 뜬 신인가수 이지희도 이같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진출했다.

'갑자기'? 10년의 기다림

그러나 대중에게는 이지희가 '갑자기'일수도 있지만, 본인 스스로는 10년의 기다림이다. 14살에 오디션 합격후 대형 기획사의 러브콜도 많이 받았다. 데뷔하기에 너무 어린 나이라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기획사의 제안이 대부분 솔로가 아닌 원더걸스나 소녀시대처럼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서의 데뷔였기 대문에 손쉽게 데뷔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런 방황이후 몇 년이 지나 일본에 진출해보겠냐는 당시 기획사의 권유로 2003년 일본행을 결정했다. 2004년에 KBS 한류 특집 방송서 '일본 데뷔를 꿈꾸는 차세대 한류스타'로까지 소개됐다.

"어릴 적 기획사로부터 제의를 받고 데뷔해보려고 했지만 당시 나이도 어리고 제 나름대로의 고집도 있었고 해서 거절했죠. 또 그룹으로 하자는 제의에는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확신이 안 들었어요. 아마 그때 했으면 잘 되었겠죠. 그러나 지금까지 일본도 갔다오고한 것이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대부분 오랫동안 기다림을 겪은 사람은 조바심이 나기 마련이다. 특히 기다림 이후 UCC로 '확' 떠버린 기회를 잡은 이후에는 보통의 사람이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보상 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오래 기다리면서 속도 많이 곪았죠. 그러나 일이 안되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때 만일 안되면 또 더 좋은 기회가 오는 것 같아요. 어릴 적 조바심을 많이 내서 그런지 지금은 도리어 편해요. 전 왠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안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거든요"

이지희가 노래를 시작한 이유는 어릴 적에 '노래' 자체가 놀이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터뷰 전 사진 촬영에서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대답이라 의아스러웠지만, 인터뷰 내내 가수라는 직업과는 다르게 내성적인 모습이 종종 엿보였다.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노래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피아노를 치면서 그냥 노래 부르는 것이 어릴 적에는 놀이였어요. 하루종일 노래 테이프를 들으면서 따라 부르고 그랬죠. 형제들도 없고, 친구들과 놀기는 하는데 그것보다는 공부하거나 노래 따라부르기가 좋았어요"

고등학교때 호주로 유학갈 뻔한 이지희는 상황이 안되어 인문계로 진학하면서 가수가 되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고1때 시험지를 백지를 낼 정도로 반항심이 있었던 이지희는 노래를 하기 위해 고2때부터는 직업학교와 인문계 고등학교를 병행해서 다녔다. 그리고 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 진학했다.

UCC 그리고 가수

노래를 '놀이'처럼 여기던 이지희가 길고 긴 기다림을 겪는 동안 스스로도 많이 위축됐다. 자신이 가수로 데뷔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도 겪었고 이 기간동안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한 성당 내 복지관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스스로도 돌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지금의 서동성 프로듀서에게 음악을 다시 하자는 제안을 받고 첫 데뷔 싱글 '플레이 잇(Play it)'을 냈다. 물론 이같은 용기의 발로는 UCC를 통해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지희는 이같은 'UCC 스타'로서의 인기에 대해서는 허망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인기의 기준을 사실 모르겠어요. UCC가 인기를 끌게 되면 사람들에게는 그때 뿐이에요. 조금 지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무도 몰라요. 그때 미니홈피 일촌을 수락했던 사람이 수천명이었는데 제게 이슈가 없으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더라고요. 옛날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지금은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이런 과정때문인지 가수로 데뷔했도 스스로가 우쭐대거나 하지는 않는다.  도리어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더 많은 준비를 해야된다고 말한다. 그 준비가 자신에게 어떤 일이 생기든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10년을 참았으니까 어느 정도 기다리는 것에 익숙하잖아요. 한번에 대박나는 것은 솔직히 기대를 안해요. 쭉 열심히 해서 나중에 크게 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사진=린스튜디오 김웅진 실장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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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운도 따라줬지만, 역할이 정말 내꺼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했거든요. 하지만 열심히 했다고만 말하기도 창피한 것이 정말 열심히 하는 배우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운도 좋았고…"

국내에서 초연되는 뮤지컬 '마이페어레이디'에서 여주인공 일라이자 역을 맡은 임혜영은 "이제 뮤지컬이 5번째인데 '사랑은 비를 타고' '그리스' 등에 이어 여주인공 역을 독차지하면서 너무 빨리 올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소 어정쩡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뮤지컬 '그리스' 등에서는 물론 '마이페어레이디' 공개오디션에서 1183대 1의 경쟁을 뚫고 '일라이자'역을 맡을 정도로 자타가 인정하는 실력을 갖춰가고 있고 본인도 배우로서 입지를 세우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직 신인이라는 입장때문에 선뜻 본인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력있는 신인의 '끼'와 '겸손'이 충돌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임혜영이 맡은 '일라이자'는 거리에서 꽃을 파는 거친 소녀로 우연히 언어학자를 만나 우아하고 지적인 상류층 숙녀로 변해가는 그야말로 '신데렐라'의 전형을 보여주는 역으로 대선배인 배우 김소현과 더블캐스팅으로 무대에 나선다. '일라이자'로 발탁된 후 임혜영은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에게 "노래에 대한 발전 가능성이 크고 극중 일라이자의 명랑한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지는 배우"라는 평가를 들었다. 치열한 '서바이벌' 공개오디션을 겪은 결과였다.

"일반 뮤지컬 오디션하고 크게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하고 지원을 했는데 많이 틀리더라고요. 테스트도 그렇지만, 테스트를 받는 과정 중에 뭔가 집중해서 하려고 하면 카메라가 있어서 집중도 깨지기도 하고요. 또 매주 한명씩 떨어지는 서바이벌 형식인데 내가 떨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도 그렇지만, 이미 정이 쌓인 오디션 참가자들이 떨어질 때마다 감정을 컨트롤하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마지막 3주때는 '일라이자'에 관련된 연기와 노래, 안무를 했지만, 그 전에는 '일라이자'와 완전히 상반되는 캐릭터를 연기했어야 했다. 자신과 맞지 않는 캐릭터라 할지라도 '못해'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떨어지니까 필사적으로 그 역을 소화해내야했다. 특히 성악 전공인 임혜영은 누군가에게 연기를 따로 배운 것이 아니라 실전에서 익힌 실력이라 더더욱 고민이 더했을 것이다.

"연기를 따로 배운 적은 없어요. 처음 배울 때 뮤지컬 '드라큘라' 앙상블로 들어갔는데, 이 뮤지컬은 따로 대사가 없었고 다 노래로 갔기 때문에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열심히 했죠. 두 번째인 창작뮤지컬 '살인사건'부터는 조금씩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연기를 하다보니까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더라고요. 여렵긴 하지만 공부도 하고 항상 연구하고요. 연출하시는 분들께 많이 배우려고 하고 있죠"

 

임혜영의 외모는 '악역'을 하기에는 너무 착해보였다. 그래서 그럴까. 그녀가 맡은 역은 하나같이 사랑스러운 역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유미리'역이 그랬고, '그리스'에서 '샌디'역이 그랬다. 아마 '샌디'가 극중 가죽 치마를 입은 모습이 파격이라면 파격일 것 같다. 이번에 맡은 '일라이자'역도 그렇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랑스러운 느낌만 주기에는 '대사량'이 만만치 않다.

"엄청 많아요. 거의 연극 수준의 대사를 소화해내야해요. 연기를 하면서 여러가지를 신경쓰지만, 그 중 대사 전달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대사량이 너무 많다보니까 '대사가 조금 안들렸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굉장히 속상하더라고요. 그러나 대사량이 많아서 도리어 많은 것들을 연구학 찾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할때마다 너무 새롭고 제가 바뀌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더블캐스팅 된 김소현과의 라이벌 의식에 대해 묻자 임혜영은 정색을 했다. "솔직히 겸손이 아니고 감히 어떻게 그런 생각을 가져요"라고 말하는 임혜영의 말은 진심이었다.

"똑같은 대사와 연기를 해도 너무 많이 다르더라고요. 워낙 경력이 많으시니까요. 소현언니가 하는 것을 보면서 저도 그 안에서 좋은 것을 찾아내야지 하고 봐요. 그런 선의의 경쟁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참 많이 배우고 느끼고 있어요"

뮤지컬 '마이페어레이디'에 나오는 배우들은 딱히 '롤모델'을 찾을 수 없다. 국내 초연이기 때문이다. 임혜영은 공개오디션때 자신의 롤모델로 이미 '일라이자'로 우리에게 기억된 '오드리 헵번'을 꼽았고, 그녀의 사진을 매일같이 보며 스스로 헵번의 마음을 찾았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이 '일라이자'가 되어 무대에 오른다. 부담감은 없을까.

"부담감이라기 보다는 너무 신나게 했어요. 왜냐하면 '사비타'든 '그리스'든 먼저 했던 분들이 있었는데 '일라이자'는 앞서 '누구누구가 있었다'가 아니라 소현언니와 저 밖에 없잖아요. 그런 기쁨에 부담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더 컸죠. 물론 공연이 가까워지면서 부담감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요"

임혜영이 뮤지컬 '마이페어레이디'와 '일라이자'역에 대한 애정은 인터뷰가 진행 될수록 더 진하게 느껴졌다. 향후 하고 싶은 역할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지금 너무 하고 싶은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 다음 것은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라고 답하는 것은 물론 이 뮤지컬을 통해 혹 신인상 등의 목표가 없냐는 질문에도 "처음에는 그런 생각도 했는데, 지금은 '일라이자' 잘했다는 말만 들어도 다행인 것 같아요"라고 답하며 그녀 스스로 '일라이자'를 대변하는 '배우'로 바뀌고 있었다.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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